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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학 연구의 대가 김윤식 명예교수 별세

오지랍C 2018. 10. 26.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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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권 넘는 저서 낸 한국 문학 연구의 대가 김윤식 서울대 명예교수가 숙환으로 별세했다. 나이는 향년 82세. 고 김윤식 명예교수는 문학사 현장비평 예술기행 등 다방면에 큰 자취를 남겼다.



고 김윤식 명예 교수는 1936년 경남 김해에서 태어났다. 김교수는 서울대 사범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국문학과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8년 서울대 교양과정부 전임강사로 임용되었으며 1975년 국문학과로 적을 옮긴 뒤 2001년 정년퇴직했다.




연구자로서 고 김윤식 교수의 영향은 대단했다. 


1973년 학위논문을 손보아 낸 첫 책 <한국근대문예비평사연구>에서 시작해 200권을 훌쩍 넘는 저서를 낸 그의 연구 범위는 국문학의 거의 전 분야를 아우른다고 해도 좋았다. 국문학계에서는 어느 주제로 논문을 쓰더라도 ‘김윤식 교수를 피해 가기는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의 학위논문 주제는 일제강점기 좌익 문인 단체인 카프(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 유신의 서슬이 시퍼렇던 시절에 이념적 색채가 짙은 문학 운동을 논문 주제로 삼은 것은 그것이 근대의 완성과 극복이라는 민족사적 과제와 밀접하게 관련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일제의 강압과 식민사관의 지배로 인해 왜곡되거나 좌절된 주체적 근대를 향한 꿈은 그가 불문학자 김현과 함께 쓴 <한국문학사>(1973)에서 한국 근대문학의 기점을 영·정조 시대로 끌어올리는 시도로 나타나기도 했다.


카프를 대상으로 출발한 김 교수의 한국 문학 연구는 <임화 연구> <이광수와 그의 시대> <염상섭 연구> <백철 연구> 등의 작가론과 <한국현대문학비평사론> <일제말기 한국작가의 일본어 글쓰기론> <내가 읽고 만난 일본> 등 숱한 학술서들로 나아갔다.


이런 연구와 함께 김 교수의 글쓰기를 양분하는 다른 한 축이 1970년대 초부터 숨지기 직전까지 이어져 온 ‘현장비평’이었다. 반세기 가까이 문학 월간지와 계간지에 소설 평을 쓰느라 그는 ‘한국에서 발표되는 중단편 소설은 모두 읽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두툼한 저서 목록의 상당수가 이런 소설 평으로 채워졌다.




2001년 9월 서울대 박물관 강당에서 한 정년퇴임 기념 강연이 유명하다. 그는 “연구자와 평론가로서 쓴 글들은 결국 ‘나만의 글’이라고 하기는 어려웠다”며 “표현자로서 나는 실패했다”고 선언했다. 그럼에도 “인간으로 태어나서 다행이었고, 문학을 했기에 그나마 다행이었다”고 결론을 내리면서 영국 낭만주의 시인 워즈워스의 시 한 대목을 인용하는 것으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고 김윤식 명예교수는 요산문학상, 대산문학상, 팔봉비평문학상, 김환태문학평론상 등을 수상했으며, 이병주기념사업회 공동대표와 호암상 위원 등을 지냈다. 빈소는 서울대 병원에 차려질 예정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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